『침묵의 거리에서』는, 일본의 한 중학교에서 벌어진남학생의죽음을 두고단순 사고가 아닌 학교 폭력에 의한 사망에 무게를 두고전개되는 이야기이다. 그 과정에서피해자와 가해자,부모와 교사, 학교와 가정, 기자와 검사, 경찰과 언론매체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위치와 시점에서 풀어낸 이야기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사정을저마다 합리화하기에 분주하고 바쁘다.내 안위에만 급급하고당장 눈앞의 현실에 오감이 반응한다. 가해자 부모에게는 죽은 학생의 애도보다 살아있는 내 아들의 안위가걱정된다.피해자 부모는 생때같은 자식을 잃어,평소처럼 활보하고 다니는 아이들이 고까워그 부모와 학교에게 분노한다. 또래에 비해 덩치도 왜소하고 소심한부잣집 외아들 나구라 유이치 가 학교 내에서 사망했다. 교정에는커다란 은행나무가 있었고 학생들은 운동부실지붕에서나뭇가지로 건너뛰곤 했는데 5미터아래는 나구라가숨진콘크리트 도랑이었다. 부검 결과,사인은 두부 손상에 의한 출혈이었으나등에수없이 새겨진 시꺼먼 피하 출혈은 폭력의 증거였다.교내 폭력에 의한 사망을 의심한 경찰은 지붕 위에서 다섯 명의발자국을 발견하고 나구라와 평소어울렸던테니스 부에 소속된2학년 멤버들(이치카와 겐타(13), 사카이 에이스케(14), 가네코 슈토(13), 후지타 가즈키(14))을 상해죄로 조사한다.증언에 따르면, 열 명 이상의 학생이 나구라의 등을 꼬집었고 명령은 체포된 사카이 에이스케가 했다고 한다. 나구라의 휴대 전화에 남겨진 메시지를 토대로 위 넷은 집단 괴롭힘을 저지르고 있었음을 확인한다. 나구라에게 상해를 입힌 가해자 소년들은 불과 몇 달 또는 며칠을 사이에 두고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 열세 살은 아동 상담소로 보내지고,열네 살은 소년법이 적용되어 체포가 됐기 때문이다.그러나 체포한 14세 소년 두 명은 미성년자에다 전과도 없으니 상해죄만으로는 불기소 처분이 내려질 것이 불보듯 뻔하다. 경찰은 검찰로 사건이 송치되기까지 48시간 동안 경찰서에 묶어 둘 수가 있으니그 동안 나구라 유이치 사망 사건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과연 두 소년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로 체포와 기소가가능할까?나구라 유이치는 한눈에도 왕따를 당할 만한 아이였다. 몸집도 작은 데다 부잣집 아들에 성격도 내성적이었다. -p57작가는 사카이 유리 를 통해 왕따를 당하기 좋은 조건을 넌지시 들려준다. 테니스 부원이었으나 후보였던 나구라는고급 라본 라켓을 들고 다녀서 선배들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또한, 다른 친구들이 나구라를곤경에 빠뜨려겐타가 보호하고 감싸주기도 했지만, 나구라가담임 선생님께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않아겐타 혼자서 죄를 뒤집어 쓰기도 했다.1학년 후배들과 여학생들앞에서는 거들먹거리기도 서슴지 않았다. 아이러니는,친구들이 귀찮아 해도 나구라 스스로상해죄로 불려간 네 친구의 뒤를 매일 쫓아다녔다는 점이다.그러나 소년들은 모두 나구라에게 나무로 건너뛰라고 강요한 적이 결코없으며, 네 명 모두 나구라를 혼자 남겨 두고교문을 나간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중학생은 잔인하다.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잔인한 시기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중략.. 자기들끼리 생존 게임을 시작한다. -p70나구라 유이치의 부모가 소유한 나구라 포목점은 제2중학교의 체육복 지정 업체인데다가메이지 시대부터대대로 지역 유지였으며 땅 부자이다. 나구라는 두 번의 유산을 겪고 얻은 귀한 독자였다. 가해자 측에서는 죄송하다는 말도, 애도의 말도 한 번 없다. 더군다나 네 명 모두 자숙은 커녕 평소처럼 학교생활까지 이어가고 있다니 유족들은 기가 막힐 노릇이다. 24시간이 지났으니 체포된 두 학생은 결국 입건되지 않았고 아동 상담소로 송치된 두 학생도 귀가 조치가 이뤄졌다. 최소한 자택 근신 처분은 받아야 마땅한 것 아닌가! 이에 유족들은전교생을 대상으로 이번 사건에 대해 아는 점, 느낀 점에 대해 써 달라고 학교 측에 핏대를 세워가며 요구한다. 유이치가 학교에서 어떤 아이였고 얼마나 많은 괴롭힘을 당했는지 알고 싶다는 것이 요지였다.아이의 죽음이 학교에서 벌어졌고, 상해 흔적까지 나왔으니분노를 쏟아 부을 수 있는 가장 최적의표적은 학교였던 것이다. 하지만 유족의 분노가 누그러지지 않는다고 해서 학교 측은 아무런 입장 표명없이 모든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전교생들 전체가 나구라의 죽음을 조장하기라도 했단 말인가? 급기야 유족들은가해자인소년들이 유이치의 영정에 분향을 해 달라는 반강제적인 부탁을 하고, 유이치의 죽음이네 소년과의상관관계가 입증되지 않은 시점에서소년들의 부모들 또한분노하는 가운데 1권을 마친다.
종횡무진하는 이야기의 천재
오쿠다 히데오의 새로운 최고 걸작, 탄생!
첫 장의 예측이 무엇이건, 마지막 장에 배신당한다
중학생이 학교 옥상에서 실족사했다. 사고인가, 사건인가, 그렇지 않으면……?
현실을 뛰어넘는 소설의 저력, 강렬한 스토리와 심도 있는 인간 관찰로 발표하는 작품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대가 오쿠다 히데오의 ‘완전히 새로운 경지’가 오늘, 눈앞에 펼쳐진다.
한여름, 학교에서 벌어진 한 소년의 죽음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인간 군상의 파노라마. 단순한 사고사나 자살인 줄 알았던 죽음에 잔혹한 학교 폭력이 결부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증거가 나오면서 학교, 유가족, 가해 학생, 경찰, 법조계, 언론이 모두 저마다의 이야기를 꺼내 보인다. 휴대 전화 협박 문자, 소년의 등에 새겨진 무수한 상처, 혐의를 부정하는 모범생들, 엇갈리는 아이들의 증언, 가해 학생 부모들의 두 얼굴, 신참 기자와 젊은 검사와 말단 형사의 진실을 파헤치려는 노력, 작은 마을을 중심으로 퍼져 나가고 왜곡되고 만들어지는 소문들, 그러나 모든 진실은 소년의 죽음을 지켜본 교정의 은행나무 그늘 속에 침묵할 뿐이다.
매 장마다 새롭게 등장하는 또 다른 가능성, 책을 덮을 때까지 현실보다 더욱 현실적인 이야기로 독자를 압도하는 걸작 서스펜스가 우리 곁을 찾아온다. 아사히 신문 연재 당시부터 큰 반향을 부른 충격적인 문제작, 과연 거리에 가득한 침묵은 누구의 입을 통해 깨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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